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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부산 지역 법무법인과 전·현직경찰관 유착 수사정보 유출 비리 기소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구속기소, 법무법인 소속변호사·현직 경찰관 4명 불구속기소
[한국법률일보] 현직 경찰관들을 사무장으로 고용해 수사 기밀을 실시간으로 빼내고 사건 수임에 악용해 온 부산 지역 법무법인의 대표 변호사와 유착 경찰관들이 기소됐다. 전·현직 경찰관들의 인맥을 이용한 조직적인 수사 정보 유출과 증거 인멸 등 사법 방해의 실체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지방검찰청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서정화)는 현직 경찰관들로부터 수사 중인 사건의 기밀을 지속적으로 빼내고 경찰관에게 금품을 제공하면서 형사사건을 소개받은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를 구속기소하고, 수사기밀을 누설한 현직 경찰관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부산지검에 따르면, 법무법인 P의 대표변호사 A는(44세, 사법연수원 39기) 사건수임 및 수사정보 취득을 위해 현직 경찰관 B를 사무장으로 고용하고 수배정보 조회 및 수사 편의 제공 등 청탁 명목으로 13회에 걸쳐 급여로 총 2,600만 원을 제공하면서, 인맥을 동원해 영장신청 계획, 실시간 검거현황 등 수사기밀을 불법적으로 취득하고 형사사건을 소개받았다.

B는 2022년 5월 경부터 이 사건 수사 개시 이전인 2023년 11월경 질병으로 사망할 때까지 현직 경찰 신분을 유지하면서, 법무법인 P의 ‘로비 창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무상비밀누설,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위반,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현직 경찰관들인 부산CC경찰서 소속 C경위(49세), 부산CC경찰서 소속 D경감(58세), 범행 당시 부산시경 소속 E경감(45세), 범행 당시 부산FF경찰서 소속 F경위(45세)는 법무법인 P 소속 사무장의 청탁을 받고 사기고소 사건, 마약사건, 특수강간사건 등의 실시간 검거현황, 감정결과 등 수사기밀과 영장신청계획 등 사건 처리계획을 법무법인 P에 누설하고, 법무법인 P가 형사사건을 수임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은밀한 유착관계를 형성했다.

구체적인 공소사실을 보면, 먼저 특수강간 사건 수사팀장인 D경감은 공범 중 1명이 체포된 직후 그 상황을 실시간으로 법무법인 P 소속 사무장에게 누설하고, 그 정보를 입수한 법무법인 P로부터 연락을 받은 미검거 피의자들은 20분 만에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유심칩을 교체하거나 초기화된 기기를 들고 검찰에 출석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체포영장 집행 방해 및 증거인멸)

마약 수사 담당자인 C경위는 법무법인 P 소속 사무장에게 “소변 감정 결과 필로폰 음성이다.”, “현재는 구속영장 신청 계획이 없다.”는 정보를 누설하고, 이를 전달받은 변호사는 당초 범행을 자백하려던 의뢰인에게 “증거가 나온 게 없으니 무조건 부인하자.”고 종용해 진술을 번복하게 함으로써 실체적 진실 발견을 방해했다.(수사 가이드라인 유출 및 맞춤형 진술 조작)

강간 고소 사건 담당 경찰관인 F경위는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지금 세상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 남자에게 무조건 불리하다.”며 심리적 압박을 가한 뒤, 법무법인 P 소속 사무장의 명함을 건네주면서 “경찰 선배님이 계신 곳이니 여기 가면 알아서 해주실 거다.”라면서 소개했다.

F경위는 법무법인 P 소속 사무장에게 “불기소 방향으로 조서를 받았다.”면서 사건 처리계획을 미리 누설해, 법무법인 P가 의뢰인으로부터 고액 수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력했다.

E경감은 법무법인 P 소속 사무장의 부탁을 받고, 즉시 경찰 내부망(폴리폰)을 통해 직무와 무관한 수배자의 지명수배 내역을 무단 조회해 유출했다.

이 수배자는 당시 9년 이상 지명수배 중으로 중국에서 도피생활 하다가 귀국을 시도하던 자로서, E경감의 조회 직후 법무법인 P 내부 대화방에 ‘입국하면 체포된다.’는 내용이 즉시 공유되면서, 법무법인 P는 이 정보를 사건 수임에 활용했다.

법무법인 P의 변호사들은 유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의뢰인들에게 “우리가 경찰 수사팀과 이미 얘기가 다 되어 있다.”고 과시하면서 고액의 수임료를 요구하면서 사건을 수임했고, “지금은 증거가 없으니 일단 부인하자”고 유도하는 등 의뢰인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진술을 번복하도록 했다.

부산지검은 변호사들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현직 경찰 신분 사무장 B는 이 사건 수사 개시 전에 질병으로 사망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고, 퇴직 경찰 출신 사무장 G는 현행법상 수사 기밀을 제공받은 상대방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어 기소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부산지검은 “본건은 지역 법무법인이 경찰 출신 사무장들의 인맥을 통해 경찰 수사 담당자들과 유착하여 수사 정보를 실시간으로 빼내고 이를 사건 수임에 악용하는 지역 토착형 ‘법조·경찰 유착 비리’의 실체를 규명한 사안”이라면서, “‘변호사가 수사정보를 미리 알고 있어 선임했다.’는 마약사범의 제보로 수사에 착수해 디지털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법무법인-경찰 출신 사무장-현직 경찰관’으로 이어지는 수사정보 유출 구조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부산지검 최재준 전문공보관은 아울러 “본건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현직 경찰관들의 비위 사실을 소속 기관에 통보해 징계 등 후속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했고, 피고인들의 범행이 실제 사법절차 방해로 이루어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손견정 기자 lawfact.des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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