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률일보] 19일 새벽에 발생한 SPC삼립 시흥공장 50대 여성 노동자 사망사고에 대해 노동계, 종교계와 시민사회는 물론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SPC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스님, ‘조계종 사노위’)는 20일 오전 ‘SPC삼립 시화공장 산재사망 사고에 대한 애도와 근본적인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입장문’을 내고, 애도와 분노, 경영책임자에 대한 규탄 목소리를 전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뜨거운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가 잘 돌아가도록 윤활유를 뿌리다 생명을 잃는 안타깝고 끔직한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2022년 10월,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23살 여성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여 숨졌고, 23년 8월에는 SPC그룹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노동자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졌다. 3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3명이 숨졌고, 손가락 절단 등 5건의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조계종 사노위는 “제빵공장에서 3년 사이에 인명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SPC그룹은 사고 날 때마다 국민께 머리 숙이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등을 약속했지만 공염불이었다.”면서, “회사 경영진의 사과는 순간만 모면하자는 마음으로 국민을 기만했다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국민에게 참회할 자격조차 없다고 본다.”고 질타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노동자의 안전을 뒷전으로 미루면서 빵을 만드는 것을 국민은 바라지 않을 것이며, 첫째도 둘째도 노동자의 생명이 희생되는 빵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정부는 반복적인 산재사망 사고에 대해 SPC 경영진에게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최고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노동자의 생명은 곧 국민의 생명이기에 이윤만을 추구하는 회사는 이 땅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사노위는 끝으로 “SPC 산재사망 여성노동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사고 없는 안전하고 평안한 세상에 태어나기를 부처님께 간절히 발원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재발방지를 위한 경영책임자의 엄중한 응징을 촉구하며 산재사망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위한 노력에 함께 할 것을 다짐합니다.”라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20일 ‘SPC그룹은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 철저한 원인조사와 재발방지에 나서야’라는 성명을 내고,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삼립 샤니 등을 주요 브랜드 및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SPC그룹의 연이은 사망사고는 어쩔 수 없었던 안타까운 사고로 볼 수 없는, 제대로 된 관리 감독이나 사고방지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했는지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은 단순히 사고로만 보기 힘든, 사실상 노동자의 사고를 조장하고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닌가, 분노의 감정이 들게 할 정도다.”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미 앞서 산재 사망 사건으로 인해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수사가 이루어졌음에도 여전히 동일한 대기업에서 산업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스럽다.”면서,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형식적인 수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수사를 해야한다. 이어 엄정한 사법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실련은 “SPC그룹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파견 문제, 물류노동자 문제, 공장 사망사고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의 존폐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는 비상한 각오로 이번 사고에 임해야 한다.”면서, “SPC 그룹은 기계 설비의 안전성, 교대근무 방식, 적정 인력 배치, 안전교육 및 실효적 관리체계 등을 포함해 철저한 원인조사와 재발방지에 즉각 나서라.”로 촉구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는 19일 오전 가장 먼저 SNS를 통해 “또 SPC입니다. 오늘 새벽 시흥시 소재 SPC삼립 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윤활유 작업 중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권영국 대선 후보는 “어제 토론회에서도 언급했던 2022년 평택 SPL공장의 박선빈님, 2023년 성남 끼임사...SPC에서 일어난 산재 사건만 지난 4년간 572건에 달한다고 한다. 몇 명이나 더 죽어야, 얼마나 유가족이 많아져야 저 죽음의 공장이 바뀔까요.”라면서, “더 이상 봐주면 안 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수사하기 바란다. 사업주 책임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권영국 대선 후보는 “유가족께 간절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돕겠다.”라면서, “노동자가 일하다 죽지 않는 나라, 중대재해처벌법이 법대로 작동하는 나라, 반드시 만들어내겠다.”라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도 20일 SNS에 ‘목숨 걸고 일터로 가는 세상,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라는 글을 올려 “SPC 계열 평택 제빵공장에서는 지난 2022년 10월에도 노동자 사망사건이 있었다. 당시 노동환경과 안전관리 문제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 회사 대표이사가 유가족과 국민들 앞에서 사과를 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또다시 유사한 사고가 반복 발생한 데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애도했다.
이재명 대통령후보는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어김없이 ‘안전제일’이라는 커다란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목숨 걸고 일터로 가는 세상, 퇴근하지 못하는 세상 대체 언제까지 방치할 것입니까?”라면서, “사고는 불시에 일어날 수 있지만 산업재해는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최대의 노력으로 막아야 하는 일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 그 첫 번째가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다.”라고 짚었다.
이재명 대통령후보는 “산업현장의 안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인정했듯,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는 그 자체로 노동자의 기본 권리다.”라면서, “삶의 터전이 되어야 할 일터가 죽음의 터전이 되고, 목숨 걸고 출근해야 하는, 부끄러운 ‘노동 후진국’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고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대통령후보는 “세계 10위 경제 강국답게 노동 현실의 모순을 바로잡아 가겠다. 정부는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반복된 산재 사고의 구조적 원인을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면서,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자가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 안타까운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라고 밝혔다.
시민을 위한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한국법률일보' 김명훈 기자 lawfact1@gmail.com